흔히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는 것이 쿨한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단지 자신이 정치에 무관심하고 무지한 것을 포장하기 위한 비겁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역사와 정치와 사회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들여다 본다면 결코 '중립'이라는 비겁한 말은 할 수 없을테니까.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신념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재평가하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그건 중립과는 다르다. 양쪽의 옳고 그름, 장단을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서 마침내 어느 한쪽을 선택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중립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건 오직 양비론인데, 이놈도 나쁘고 저놈도 나쁘니 결국 선택한 게 고작 기권이라면 자신도 누굴 비난할 자격이 없어진다는 걸 알아야 한다.
민주주의를 위해,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복지를 위해, 하다못해 지역 이기주의를 위해 거리에서 악다구니를 쓰고 싸우는 사람들이 추하다고 생각하는가? 고상하신 중립주의자인 당신은 그들이 소리높여, 때로는 목숨마저 바쳐 싸워 쟁취한 것들 위에 무임승차하고 있다. 당신이 원했든, 원치 않았든 그렇다.
"나는 정치적으로 중립이다."라고 자랑스레 말하지 말라.
그것은 자신의 무지함과 비겁함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자랑하는 일이며, 당신이 공짜로 누리고 있는 어떤 가치들을 지켜주기 위해 정치에 관심을 갖고 고민하고 공부하고 싸우는 모든 사람들을 모욕하는 짓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