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30

빈 자리

재미있는 얘길 들었어
너 오면 얘기해 줘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이젠 네가 안 와

오늘 맛있는 걸 먹었어
너 오면 줘야지 하고 남겨뒀는데
이젠 네가 안 와

어제 못 본 무한도전을
너 오면 같이 봐야지 안 보고 있었는데
넌 다른 데서 보겠지

그 전에도 지금쯤은 네가 없을 시간인데
오늘도 내일도 네가 오지 않을거라 생각하니
내가 너무 혼자인 것 같아

며칠 지나면 괜찮을 거란 걸 알아
곧 익숙해질테고
즐거운 일도 생기겠지

혼자 있어 쓸쓸한 건 견딜만 한데
혼자 웃고 혼자 즐거운 뒤에 찾아오는 씁쓸함은
어떻게 견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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