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1

책 <캐릭터 메이커> 서평

캐릭터 메이커 - 10점
오쓰카 에이지 지음, 선정우 옮김/북바이북

명백하게 편견이지만, 나는 저자가 일본인인 책의 '깊이'를 신뢰하지 않는다. 재미, 정보, 실용 등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학술적 깊이를 기대한 책은 언제나 지나치게 가볍거나, 터무니없거나, 일본에서만 통하는 내용으로 늘 나를 실망시켰기 때문이다.
캐릭터 산업은 일본이 매우 잘하는 분야이기는 하지만 그간의 실망을 토대로 이 책에 대해서도 그다지 기대를 하진 않았다.

그러나 꽤 오랜만에, 어쩌면 처음으로 나의 무례한 편견에 대해 일본인 저자에게 마음으로 사과하게 되었다. 오쓰카 에이지의 <캐릭터 메이커>는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매우 "깊이 있고(!!!)" 새롭고 심지어 실용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모든 이야기는 전형적인 기본 플롯을 바탕으로 더하기 빼기 바꾸기를 통해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완성된다는 '이야기론'과 같이 캐릭터 또한 어떤 법칙에 따라 그렇게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책 후반에는 이야기론에 대해서도 꽤 상세히 언급하고 있고,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곧 이야기를 만드는 일과 같고 또한 작가 자신을 드러내는 일과도 같다고 말한다. 캐릭터 제작에 대해 매우 심층적인 연구를 담고 있으며 다양한 예시와 주장이 상당히 타당하다고 느꼈다.
기본적으로 이론서이지만 각 챕터 후반에 담긴 워크샵 코너를 통해 실제로 매우 그럴듯한 캐릭터를 쉽게 만들어 볼 수 있다.

참고로 이 책에서 말하는 캐릭터는 서사의 등장인물들을 말한다. 팬시 캐릭터와는 다르다. 물론 서사 캐릭터와 팬시 캐릭터가 무 자르듯 분리되는 것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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