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11

삶의 질을 높이는 쉬운 방법, 두레 생협 이용기

우리 나라는 유난히도 대기업들이 시장을 독점하고 부도덕하고 소비자를 호구취급하고 지랄염병 하는 것이 아주 가관인데, 이놈을이 얼마나 꼼꼼히들 해쳐먹는지 대기업 한두군데만 불매를 결심하고 나면 어디서 무슨 물건이든 살수가 없는 지경이다.
생산부터 유통까지 저 개새끼들대기업을 거치지 않고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다.
1) 자급자족
2) 해외직구
3) 생협이용

오늘은 생협에 대해 이야기 할 건데, 몇몇 생협이나 협동조합에도 조합원이긴 하지만 내 경우 두레 생협을 가장 자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두레 위주로 얘기해보자.

이미지 출처 : 두레생협연합회

1. 생협과 일반 슈퍼마켓의 차이
생협에는 대기업도둑놈들이 끼어들지 않는다. 생산자 직거래를 통해 대기업이 뜯어먹을 몫을 생산자와 소비자가 나누고, 비슷한 가격에 훨씬 나은 물건을 제공할 수 있다. 질소과자? 창렬? 그게 뭐임. 우걱우걱.
조합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방사능이나 잔류농약등을 측정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며 문제가 있는 제품은 바로 철수한다. 소비자들이 생산지에 직접 방문하는 행사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 매우 신뢰도 높은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고, 제품에 대한 개선요청이나 건의사항도 매우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편이다.
또 지역사회 공동체 활동이나 환경 캠페인, 공정무역 등을 통해 도덕적인 소비활동에 기여하기도 한다.

2. 생협 이용방법
해당 생협 홈페이지에 가면 가입 방법이 자세히 나와 있으니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가입비를 내는 곳도 있고, 같은 이름의 생협 연합이라도 지역 생협마다 조합비 금액에 차이가 있다고 카더라.
은평두레의 경우 다달이 조합비를 내는 건 아니고, 이용할 때만 1주일에 1000원을 낸다. 이용하지 않는 주에는 내지 않으며, 조합비는 기본적으로 내고 없어지는 돈이 아니라 적립되는 돈이다.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음.

온라인 쇼핑몰로 주문하면, 정해진 요일에 배달해 주신다. 집에 사람이 없을 땐 현관 앞에 두고 가시는데, 냉동식품 등은 아이스박스에 드라이아이스와 함께 넣어주셔서 여름에도 몇시간 정도 두어도 괜찮더라. 공급박스와 아이스박스는 다음번 공급일에 현관 앞에 두면 회수해 가심.


3. 생협 물건들
생협의 유기농 과일과 보통의 농약 친 과일은 오래 두었을 때 썩는 모양이 완전히 다르다. 마트에서 유기농이라고 더 비싸게 샀던 과일들이 일부 가짜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신선식품이야 확실히 믿을만한데, 가공식품이나 생활용품 등은 기존의 유명한 제품들과는 달라서 어떤가 한번 써보자는 느낌으로 구입했던 적이 많다. 가격에 비해 제품이 너무 좋아서 감탄했던 적은 많아도 크게 실망했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추천할 만큼 좋은 제품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개별 포스팅 할 예정이다. 게을러 빠져서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4. 생협은 마트보다 비싸다? 아닐걸.
마트 안간지 오래돼서 구체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마트 물가가 아직도 싸다고 생각하는 사람 있나? 생협에 마트보다 비싼 물건은 있을지 몰라도 값어치 없이 비싼 물건은 아직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성분도 좋고 양도 많은 물건이 너무 싼 걸 본 적은 있음.
언제까지 대기업양아치들에게 뒷통수 까이고 등 따일텐가. 돈을 쓰려면 그 돈 값어치를 하는 곳에 쓰시라.



집안과 개인 사정으로 나쁜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가공식품류를 제법 가려 먹은지 꽤 오래되었다. 덕분에 온가족이 눈에 띄게 건강이 좋아졌고 본의 아니게 입맛이 고급이 되면서 이제는 그런 걸 아예 먹을 수가 없다. 나도 예전엔 온갖 인스턴트 식품들을 좋아했고 아주 즐겨먹었지만 입맛이 예민해진 후로 그런 것을 먹어보면 입에서 각종 첨가물의 맛이 아주 강하게 느껴져서 역겹고, 두통이나 복통으로 고생하기도 해서 나는 그것들을 '플라스틱'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도시생활 하면서 이것저것 가려 먹으며 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물건 하나 살 때마다 일일이 성분 확인하고 며칠씩 공부하면서 사야 한다. 물론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지만 꽤나 힘들고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생협에 없는 물건들은 여전히 어렵게 고르고 있고, 생협 물건들도 꼼꼼히 살펴보고 사고 있지만 생협에 대한 신뢰가 높아서 그 과정이 한결 쉬운 편이다. 신뢰란 아주 값비싼 사회적 자산이라는 걸 다시금 통감한다. 생협을 이용하면서부터 삶의 질이 크게 높아졌음을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대기업쓰레기들한테 호구취급 당하면서 돈 버리고 건강 버려가매 걔들 물건 팔아주지 말고 여러분도 생협을 이용하시라. 물건을 쓰면서 내가 '고갱님'이 아니라 사람으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 돈을 낭비하는 게 아니라 값어치 있게 쓴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삶의 질이 높다는 건 그런 것이다.

두레 말고도 한살림, 아이쿱 등 여러 생협들이 멋진 일을 만들어가고 있으니 기웃거려 보시라. 어디가 더 낫냐고 물으면.. 내 생각엔 대동소이.

댓글 없음:

댓글 쓰기